프롤로그
바쁜 일상에서 정신없이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지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또 다른 일상의 연장일 뿐이다. 사람들은 이런 일상의 연장을 피해 익숙하지 않은 편안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호캉스'를 여행의 새로운 방식으로 즐기고 있다. 그런데 집에서 가기 편한 서울의 호텔은 조금 많이 비싸다.
이야기
인천 영종도를 이야기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말하는 곳이 인천국제공항, 그리고 을왕리일것이다. 서울에서 가깝지만 마땅한 컨텐츠가 없어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지 않는 곳이다. 호캉스에 충실하게 맞춰진 파라다이스 호텔이 생기고 나서는 아마 이전보다는 사람들이 조금 더 방문하고 있다. 다양한 시설을 갖춘 파라다이스 호텔은 호캉스에 너무나도 좋은 호텔이다.
이런 파라다이스 호텔을 지나 영종도의 끝으로 가면 외롭게 바다와 산을 마주 하고 있는 '네스트호텔'이 있다. 파라다이스 호텔과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바다와 일출, 일몰이 있으며 디테일이 살아 있다.

네스트 호텔
'네스트호텔'은 총 9가지 타입의 객실타입으로 이루어져 있다. 객실타입보다 중요한 것이 객실의 위치이다. 서해바다를 정면으로 조망하고 있는 오션뷰 객실과 영종도 내륙쪽을 조망하고 있는 마운틴뷰이다. 두 객실의 차이는 극명하다. 우선 가격에서 차이가 난다. 오션뷰가 비싸다. 오션뷰는 동남쪽을 향하고 있어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객실이다. 그리고 일몰도 일부 볼 수 있다. 마운틴뷰는 북서쪽을 향하고 있어서 일몰의 일부분만 볼 수 있다. 새해 첫날 같은 특별한 날에는 오션뷰를 예약은 커녕 구경하기도 어렵다. 서울에서 가까운면서 따뜻한 방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호텔이기 때문이다.


'네스트호텔' 객실의 기본적인 인테리어는 노출콘크리트와 나무이다. 콘크리트는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재료이지만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나무와의 적당한 조합이 객실을 차갑게 느껴지게 하진 않는다. 객실안에는 와인잔, 와인오프너를 포함에 다른 호텔에서 기본적으로 갖춘 어메니티를 갖추고 있다.(화장실의 어메니티는 쿠도스스파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에 할 수 있는게 무엇인가? 티비보기 책보기 그정도일것이다. 책보기에 충분한 테이블과 조명을 갖추고 있으며 커다란 티비 아래에는 블루투스 스피커도 있어서 음악을 들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호캉스의 기본은 호텔의 부대시설을 이용하는 것이다. 인피니티풀, 키즈존(실내, 실외), 사우나, 피트니스, 산책로 등 다양한 부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피니티풀은 '네스트호텔'의 한쪽 1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온수풀로도 운영이 된다. 그리고 저녁에는 주류를 판매하며 충실히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한다. 서울에서 가깝기 떄문에 가족단위가 많이 찾는 '네스트호텔'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며 실외 키즈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놀이 장난감을 무료로 대여도 해준다. 1층의 로비에는 휴식의 공간이라는 컨셉에 충실하게 다양한 책을 독립서점 땡스북스와 함께 선별하여 비치해두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호텔의 기준이 되는 것은 조식일 것이다. '네스트호텔'의 1층에 위치한 레스토랑는 커튼월로 된 바다 조망을 갖추고 있다. 조식때 햇빛이 너무 많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따뜻함과 함께 마치 야외에서 식사를 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네스트호텔'의 조식은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맛으로는 그 어느 호텔에도 뒤처지지 않는 훌륭한 맛이다.




에필로그
'네스트호텔'은 네이버의 초록창을 디자인하고 카카오의 대표이자 가수 박지윤의 남편으로 유명한 조수용 대표의 회사였던 JOH에서 브랜드 개발과 건축 설계, 공간기획, 인테리어, 디자인 디렉팅까지 전체 크리에이티브를 총괄했다. 건축설계회사나 호텔 운영회사가 아닌 디자인 회사에서 전체를 총괄했기 때문에 이전의 다른 호텔에서 느낄 수 없는 디테일들이 많이 숨어 있다. 테라스가 있으면서도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사선방향의 설계나 들어오는 빛조차도 노출콘크리트에 풍부한 그림자를 만들 수 있도록 해두었다. 무엇보다 높은 산이 없는 주변에 맞춰 수직적인 형태가 아닌 수평적인 형태를 강조해 영종도의 랜드 스케이프, 광활한 서해와 조화되도록 한 점은 독보적인 존재감의 표출이 아닌 영종에 있는 하나의 둥지처럼 휴식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위치, 홈페이지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해안남로 19-5
www.nestho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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